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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 위기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by benjamin-L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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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에너지 위기

유럽은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코로나 19 방역완화, 강한 고용 시장 등을 바탕으로 서비스업 중심의 강한 경기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었습니다. 하지만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에너지 가격의 불안정성이 커졌고, 이는 강한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이어졌습니다. ECB(European Central Bank)는 물가 안정을 위해 7월과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각각 0.5%, 0.75%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최근 러시아의 노드스트림1 가동 재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유럽 에너지 위기는 심화되고 있으며, OPEC+ 회담에서 에너지 감산이 언급된 후 천연가스, 석유 등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의 가스전과 독일을 직접 잇는 해저 가스관 노드스트림 1-2

노드스트림1은 발트해를 통해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의 3분의 1가량을 담당해왔습니다. 에너지 위기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ECB의 통화 긴축에 따른 이자비용 급등 등은 전방위적으로 유럽 크레딧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이미 예견된 사태입니다. 유럽 주요국은 원전과 석탄비중을 급격하게 줄이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이는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유럽의 에너지 믹스 가운데 천연가스 비중은 약 24%(2020년 기준) 내외였습니다. 작년 9월 영국의 전력공급 비중은 천연가스(37.9%)와 재생에너지(37.1%) 중심이었으며, 같은 기간 영국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중소 에너지 업체 6개사가 사업 중단을 발표하기도 했었습니다.

 

유럽은 연간 4000억유로 (약 543조원) 규모의 천연가스(전체 가스 수입량의 약 40%, 2021년 기준)를 러시아에서 공급받았으며, 독일은 수입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최대 수입국이 되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유럽은 지난 7월 녹색분류체계(Green Taxonomy)에 천연가스와 원전을 포함시킨다고 발표했으나, 유럽 지역의 원전 대부분은 이미 노후화되어 유지 보수에 상단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유로존은 러시아 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해 북미, 아프리카 등 천연가스 우회 수입 경로를 추진 하지만, 유럽의 대체 수요가 아시아 수요와 경합하게 되면서 글로벌 가스 가격이 안정되기 어려워지는 점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 되면, 유럽 일부 국가는 러시아와 재협상에 나설수 있어 EU의 단결된 에너지 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소비자물가지수 등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로존 선진국

 

* 독일 

 

독일은 대체 가스 공급처를 미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등으로 다양화함으로써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수요 의존도를 55%에서 10%까지 줄였습니다. 또한 올해 10월부터 가스 사용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억제할 방침이고, 650억 유로(약 88조원)규모의 에너지 지원 패키지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독일은 지난 7월 가스 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예비 석탄발전소(16개)를 재가동하고 가스 소비량의 1~2%를 대체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독일의 석탄화력 발전 비중은 약 31%로 전년동기대비 약 17% 증가했으며, 풍력(약 26%, +18% YoY), 태양열(약 11%, +20% YoY)등 신재생에너지 비중도 확대하면서 올해 겨울에 에너지 공급 차질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국가별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 독일 전력생산 비중 변화

 

*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에너지 믹스의 천연가스 비중은 40%, 천연가스 수입 중 러시아산 비중은 40% 수준이었습니다. 무디스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중단할 경우, 이탈리아 GDP는 올해와 내년 각각 3.5%, 4.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보유한 LNG 터미널(3개), 북아프리카 및 북유럽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빠르게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했지만, 경제 성장 및 정부 재정의 약화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탈리아는 EU가 코로나 19 피해 회복을 위해 조성한 경제회복기금(NGEU, NextGenerationEU) 가운데 약 1,910억유로를 배정받았지만, 경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민간 부채에 비해 정부 부채 부담이 크고, 다른 유럽지역에 비해 금융 섹터가 취약하며 R&D 지출 등이 낮은편이기 때문입니다.

유럽 LNG 저장 터미널 현황

 

유럽 에너지 위기 Risk 산업

유로존의 향후 1년내 경기침체 확률은 현재 60%까지 높아진 상태입니다. 유럽의 천연가스 수급 불안정으로 전기요금이 급등하면서, 산업용 전력 사용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국 기업들의 생산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게 되는데, 기초 소재와 산업재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과 이탈리아의 에너지 집약(Energy-Intensive) 산업 비중을 보면, 전체 GVA(Gross Value Added)의 8%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별로는 금속 및 광업, 화학(플라스틱 포함)비중이 높습니다.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보고서를 통해 독일의 취약 산업으로 철강, 유리 제조업, 화학 등의 에너지 집약 산업을 지목한 바 있습니다.

국가별 에너지 집약 산업 비중(왼쪽), 유로존 향후 1년내 경기 침체 확률(오른쪽)
유럽 하이일드 업체 부도율 전망(왼쪽), 유럽 산업별 1년 부도율 전망(오른쪽)
유럽 에너지 리스크 (알루미늄 업체)
유럽 에너지 리스크 (화학 / 유틸리티 업체)

 

결론 :  유럽의 경제 충격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

올해 유럽의 겨울 기온 변수가 남아 있지만, 유로존의 경기침체 리스크는 22년 겨울에 정점에 이를 것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 입니다. 유럽의 가스 재고 수준은 올해 겨울을 버티기엔 충분하겠지만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러시아산 가스를 완전 대체하는 시점까지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스페인, 프랑스 등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LNG 터미널이 전무한 독일과 동유럽국가들(체코,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은 직접적인 피해가 지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독일의 가스 수요 억제에 따른 생산 감소는 내년 3~4월에 LNG 터미널이 완공될때 까지 유럽 주변국들의 경기를 함께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 천연가스 문제가 유럽 경제를 압박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흐름 자체가 유럽의 에너지 믹스를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가속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린 에너지 전환과 같은 유럽의 ESG 흐름이 강화되겠지만, 단기적인 유럽 경제 충격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유럽의 경제 충격이 전세계 공급망과 경제 침체에 영향을 줄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올겨울은 미국 금리인상, 강달러, 유럽 경제 침체까지 더해지며 어려운 시기가 될것으로 많은 전문가 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집약산업 (철강, 유리제조업, 화학)과 유틸리티 분야 중심으로 유로존의 신용 위험이 커질수 있어 주의해야 할것 같습니다.

유럽 경기 침체 예상도
러시아로 인한 유럽 경기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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